Har Shalom Editorial
הר שלום · Peace Mountain

우연을 보는 유대 전통의 시선

운에 모든 걸 맡기는 게임 카지노 게임 가운데 어떤 것들은 플레이어가 실력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. 바카라는 일단 베팅을 하고 나면 정해진 규칙대로 카드가 까일 뿐이고, 룰렛의 구슬이나 슬롯머신의 회전도 사람이 손쓸 수 없는 영역에서 결과가 정해집니다. 이런 순수한 운 게임 앞에서는 누구나 똑같이 무력합니다. 그런데 바로 이 “결과를 통제할 수 없음”이라는 지점이, 유대 전통이 … Read more

쇼파르 : 새해 아침을 여는 뿔나팔 소리

일 년에 한 번 울리는 뿔 유대 신년인 로쉬 하샤나의 아침, 회당에서는 길고 구부러진 뿔나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. 이 악기가 쇼파르(shofar)입니다. 새해를 맞아 반드시 들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계명이 바로 이 쇼파르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. 토라가 로쉬 하샤나를 “나팔 소리의 날”이라 부를 만큼, 이 소리는 명절 전체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. 양의 뿔로 만든 악기 쇼파르는 … Read more

하브루타

혼자 읽지 않는 책 유대교의 전통적인 학습 공간인 예시바에 들어서면 조용한 도서관을 떠올린 사람은 당황하게 됩니다. 수백 명이 둘씩 짝을 지어 큰 소리로 떠들고 논쟁하기 때문입니다. 이 떠들썩한 공부 방식을 하브루타(chavruta)라고 부릅니다. 텍스트를 혼자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, 짝과 마주 앉아 따지고 반박하며 읽는 방법입니다. 짝을 지어 논쟁한다 하브루타의 기본 단위는 두 사람입니다. 셋 이상이 … Read more

무엇을, 어떻게 먹는가의 율법 : 코셔

코셔는 요리 스타일이 아니다 코셔(kosher)라는 말은 한국에서도 종종 들리지만, 특정한 요리 방식이나 건강식을 가리키는 말로 오해되곤 합니다. 코셔는 “적합하다”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왔고, 무엇을 먹을 수 있고 그 음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유대 율법 전체를 가리킵니다. 이 율법 체계의 이름이 카슈루트(kashrut)입니다. 중국 음식이든 멕시코 음식이든 규정에 맞게 만들면 코셔가 되고, 전통적인 유대 음식이라도 규정을 어기면 … Read more

테필린: 팔과 이마에 묶는 말씀의 상자

아침마다 몸에 감는 가죽끈 정통파 유대인의 아침 기도 장면을 보면, 검은 가죽 상자를 팔과 이마에 묶고 긴 끈을 팔뚝에 일곱 번 감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. 이 상자와 끈 한 벌을 테필린(tefillin)이라고 부릅니다. 영어로는 흔히 phylactery라 옮기지만, 이는 “부적”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말이라 본래 의미와는 어긋난 번역입니다. 테필린은 액운을 막는 물건이 아니라, 몸에 직접 말씀을 … Read more

게마트리아의 셈법

히브리어에는 따로 숫자가 없었다 고대 히브리어에는 아라비아 숫자 같은 별도의 수 기호가 없었습니다. 대신 알파벳 글자 하나하나가 숫자를 겸했습니다. 스물두 개의 글자가 문자인 동시에 수였던 것입니다. 이 이중성에서 게마트리아(gematria)라는 독특한 셈법이자 해석법이 자라났습니다. 계산하는 방식 게마트리아라는 말 자체는 “기하학”을 뜻하는 그리스어 게오메트리아에서 왔습니다. 원리는 단순합니다. 각 글자에 정해진 수치를 부여하고, 단어를 이루는 글자들의 값을 더해 … Read more

유대 달력은 왜 매년 어긋나 보일까

명절이 해마다 자리를 옮기는 까닭 유월절이나 하누카의 날짜를 그레고리력으로 확인해 보면 해마다 며칠씩 앞뒤로 움직입니다. 어떤 해에는 3월에, 어떤 해에는 4월에 유월절이 오는 식입니다. 들쭉날쭉해 보이는 이 움직임에는 사실 정교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. 유대 달력이 태양만 따르는 그레고리력과는 다른 원리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. 달과 해를 함께 따르는 구조 유대 달력은 태음태양력입니다. 한 달의 길이는 달이 차고 … Read more

자선이 아니라 정의, 체다카

자선이라는 번역이 놓치는 것 체다카(tzedakah)는 보통 한국어로 “자선”이나 “기부”로 옮겨집니다.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, 이 단어가 유대 전통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떠올리면 절반만 전한 셈입니다. 영어의 charity가 베푸는 자의 너그러움을 강조한다면, 체다카는 그 결이 사뭇 다릅니다. 무게중심이 주는 사람의 선의가 아니라 다른 곳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. 어근이 가리키는 방향 체다카는 “정의” 또는 “올바름”을 뜻하는 히브리어 어근 … Read more